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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후 무릎 통증은 대개 올라갈 때가 아니라 내려올 때 시작된다

정상에 오를 때는 멀쩡하던 무릎이 내려오는 길 중턱에서부터 시큰거리기 시작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근육이 늘어나며 버티는 내리막의 힘쓰는 방식과, 오르막보다 커지는 무릎 하중의 차이를 짚어보고 하산길에서 무릎 부담을 줄이는 걸음법과 스틱 사용법을 정리했습니다.

산 능선의 나무 계단을 걷는 등산객들

정상 표지석 앞에서 사진을 찍을 때만 해도 무릎은 멀쩡했다. 문제는 내려오는 길 중턱, 가파른 계단 구간을 절반쯤 지났을 때 시작됐다. 오른쪽 무릎 안쪽이 시큰거리더니, 마지막 하산로에서는 발을 내디딜 때마다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오를 때는 숨이 찼을 뿐 무릎은 아무 신호도 보내지 않았는데, 왜 내려올 때가 되어서야 아팠을까.

오를 때는 괜찮던 무릎이 내려올 때 아픈 이유

근육이 힘을 쓰는 방식은 두 가지다. 오르막에서는 허벅지 근육이 수축하며 짧아지고, 그 힘으로 몸을 위로 밀어 올린다. 반대로 내리막에서는 같은 근육이 늘어나면서 제동을 건다. 몸이 중력에 끌려 떨어지지 않도록 허벅지 앞쪽 근육이 늘어난 채로 버티는 것인데, 이 방식이 근육과 무릎 관절 모두에 훨씬 큰 부담을 남긴다. 오르막은 근육을 쓰는 운동이지만, 내리막은 근육으로 브레이크를 거는 운동에 가깝다.

무릎이 받는 하중으로 보면 차이가 더 뚜렷하다. 평지를 걸을 때 무릎에 실리는 힘은 체중의 두세 배 정도지만, 내리막 계단을 내려올 때는 그 하중이 서너 배까지 늘어난다는 연구들이 있다. 게다가 내리막에서는 무릎을 굽힌 채로 착지하는 순간이 반복되는데, 이때 무릎뼈(슬개골)가 넓적다리뼈에 눌리는 압력도 함께 커진다. 오르막에서 쌓인 피로가 하산로에서 한꺼번에 드러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 헷갈리는 건 통증이 나타나는 시점이다. 산에서 내려온 당일보다 다음 날, 심하면 이틀 뒤에 허벅지가 더 뻐근해지는 경우가 많다. 늘어나면서 버틴 근육은 수축만 한 근육보다 미세한 손상이 크게 남기 때문에, 염증 반응이 올라오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하산 직후에는 멀쩡하다가 다음 날 계단에서 다리에 힘이 풀리는 느낌을 받았다면, 그날의 무리가 아니라 전날 하산길이 남긴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하산길에 무릎 부담이 유독 커지는 조건

  • 보폭이 크고 경사가 급한 계단 — 무릎을 깊이 굽히는 순간이 늘어난다
  • 쿠션이 약한 등산화 — 착지 충격을 발바닥이 아니라 무릎이 흡수한다
  • 하산을 서두르는 걸음 — 제동을 걸 시간이 짧아 근육이 더 세게 버틴다
  • 배낭 무게 — 체중에 더해지는 하중이 그대로 무릎에 실린다

가파른 바위 산길을 스틱을 짚으며 걷는 등산객

단순한 피로인지, 다른 신호인지

하산 후 며칠 안에 가라앉는 뻐근함은 근육이 늘어나며 버틴 데서 오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하지만 무릎 안쪽이나 뒤쪽이 붓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통증이 반복되거나, 걸을 때 무릎이 헛도는 느낌이 든다면 근육 피로를 넘어선 신호일 수 있다. 특히 통증이 2주 이상 이어지거나 무릎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면, 인대나 반월판 쪽 문제일 가능성도 있어 정형외과 진료를 먼저 받아보는 편이 안전하다.

구분하는 기준을 하나 더 두자면 통증의 위치다. 허벅지 앞쪽 전체가 뻐근한 근육통은 대개 좌우 대칭으로 오고 눌러보면 넓게 아프다. 반면 무릎 관절 안쪽 한 지점만 콕 집어 아프거나, 무릎을 완전히 펼 때 걸리는 느낌이 있다면 근육이 아니라 관절 구조물 쪽 문제를 의심해야 한다. 통증이 넓게 퍼져 있는지, 한 지점에 몰려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병원에 가야 할지 며칠 쉬어도 될지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하산길, 무릎 부담을 줄이는 법

보폭을 줄이고 무릎을 덜 굽힌다

큰 걸음으로 성큼성큼 내려오면 그만큼 무릎을 깊이 굽혀야 한다. 보폭을 반 걸음 줄이고 발을 자주 내딛는 쪽이 한 걸음마다 무릎에 실리는 하중을 줄인다.

등산 스틱으로 하중을 나눈다

스틱 두 개를 짚으며 내려오면 체중의 일부가 팔로 분산된다. 작은 차이 같아도 계단이 긴 구간에서는 무릎이 버텨야 할 횟수 자체가 줄어든다.

급경사에서는 지그재그로 걷는다

직선으로 곧장 내려오는 대신 완만하게 좌우로 방향을 바꾸며 걸으면 한 걸음의 낙차가 줄어 무릎이 받는 충격도 함께 줄어든다.

하산 전에 허벅지를 미리 풀어둔다

정상에서 쉬는 동안 허벅지 앞쪽을 가볍게 눌러주거나 종아리를 늘여주는 동작을 몇 번 넣어두면, 굳어 있던 근육이 하산 초반의 충격을 좀 더 여유 있게 받아낸다. 짧은 동작이지만 하산 시작 직후 무릎이 놀라는 정도를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된다.

등산 스틱을 짚고 산길을 걷는 등산객

관리가 도울 수 있는 부분

하산 후 뻐근한 허벅지 앞쪽과 무릎 주변을 눌러 풀어주는 관리는 늘어난 채 버틴 근육의 긴장을 낮추고 혈류를 돌리는 데 도움이 된다. 무릎 위가 뻐근할 때 허벅지 앞을 먼저 보라는 이야기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관리로 풀리는 것은 근육의 긴장이지, 부어 있는 관절이나 손상된 인대는 아니다. 걷기 운동을 처음 시작한 발과 무릎이 겪는 적응 과정과 마찬가지로, 하산 후 무릎 반응도 며칠 지켜보며 관리 시점을 정하는 편이 순서에 맞다.

산이 있는 동네든 없는 동네든 등산을 즐기는 사람의 무릎은 똑같은 원리로 아프다. 서울 노원구처럼 수락산·불암산이 가까운 동네에 살면 주말 산행이 잦아지는 만큼 하산길 무릎 관리도 더 자주 챙겨야 한다. 가을 등산철이 시작되는 지금, 다음 산행에서는 정상에서의 성취감만큼이나 내려오는 속도에도 신경을 한 박자 늦춰볼 일이다.

이 글은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의료적 진단이나 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무릎 통증이 지속되거나 부기가 동반되면 전문의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등산#무릎통증#하산#근육피로#가을등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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